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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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가 일정으로 전북 완주 천호성지, 위봉산성, 오성한옥마을을 다녀왔습니다.
겨울비가 조용히 내리는 가운데, 공기는 차가웠지만 여행지는 오히려 더 깊은 분위기를 품고 있었습니다.
먼저 찾은 천호성지는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 시기,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이들의 피와 기도가 스며 있는 곳입니다.
특히 병인박해를 전후해 많은 신자들이 이곳 산중에 숨어 신앙 공동체를 이루었고, 천호라는 이름 또한 ‘하늘의 부르심을 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 성지로서의 상징성이 큽니다.
빗속에서 바라본 성지는 더욱 경건했고, 순교자들의 신앙과 희생을 되새기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 방문한 위봉산성에서 산 능선을 따라 이어진 성벽이 완주 지역의 역사적 깊이를 고스란히 전해주었습니다.
겨울비에 젖은 성곽과 숲길은 고요했고, 오랜 세월을 지켜온 산성의 묵직한 존재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들른 오성한옥마을에서는 전통 한옥의 단아한 멋과 함께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누렸습니다.
비에 젖은 기와지붕과 마당 풍경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여행의 끝을 따뜻하게 감싸주었습니다.
조금은 쌀쌀했지만, 겨울비 덕분에 더 깊이 기억에 남는 전북 완주 여행이었습니다.
역사와 자연, 그리고 마음의 쉼이 함께한 의미 있는 하루였습니다.












